전 지방 유학생입니다.(서울에서 지방으로 유학간...)
서울에서만 살다보니 바퀴벌레를 빼놓고는
다른 곤충의 세계를 경험해보지 못한 제게는
유학생활이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 되고있지요.
이런 유학생활이 좀 오래되다보니 친근하게만 느껴지던 벌레들이랑 점점 사이가 안좋아지더군요.
바퀴벌레, 돈벌레, 지네, 나방(아마도 양들의 침묵에서 나온듯한),쥐며느리,쌀벌레,나비,무당벌레,거미,롱다리거미 등등......
처음에는 귀엽기도하고 친구가 없는 제게 좋은 친구가 되었지만
간만에 사귄 인간친구에게 제 34호 친구인 벌이 침을 놓아주었더라구요.
이제는 그들과 헤어져야 할때가 와서 결심을 했지요.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첫번째로 쓴 방법은요.
우선 "솔"이라는 담배를(제가 좀 고학생이거든요.)
한모금씩 빨고 방바닥에 하나씩 하나씩 세워두었읍니다.
약 12평하는 제 방에 40개피의 연기가 날리는 담배를 깔아두고선
전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잤지요.
그리고 약 3시간후, 제 곤충친구들이 거의다 죽었더군요.
전 눈물을 흘리며 그들을 묻어주고싶었지만 그럴수 없었읍니다.
그 40개피의 담배연기에 저 역시도 질식사할뻔했거든요.
그리고 한달후 제 친구들이 다시 돌아오더군요.
재회의 기쁨도 잠시 전 다시 작별의식을 준비할수밖에 없었지요.
좀 비씨기는 하지만 F-@#$라는 살충제를 샀읍니다.
그리고 제 친구들이 제게 다가올때면 언제나 F-@#$앞에
라이타불을 켜고서는 살충제의 버튼을 눌렀지요.
처음에는 너무 잔인해져버린 제게 놀랐지만
역시 벌레친구들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도 같더군요.
예전에 그들은 아무 쑥스러움없이 제게 다가와선
저를 사랑과 위로를 주더니
이제는 힘들고 슬프고 외로울때면 자진하여 화형식을 바란답니다.
그 전흔을 치우면저 저는 그들의 혼과 제 영혼의 평화를 기원하게 되었답니다.
저는요.........
그래서 이젠 서울이 싫어요.
시골에 뼈를 묻고 싶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