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세제 써보셨어요?
저는 대학생으로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여기선 공동 키친이 있어서 거기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데요,
사람들 참 개념이 희박해서 이 공동 키친이 더럽기 그지 없습니다.
기름 튀는 건 기본이고, 쓰레기통은 언제나 넘쳐납니다.
온갖 음식 쓰레기가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고,
그 사이에서 또 음식을 해먹죠. 어우욱.
한 번은 공동 키친 한 켠에 있는 개수대에서 설거지를 하는데,
엄지손톱만한 바퀴벌레가 제 발 밑을 지나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완전 온몸에 소름돋고 한 순간 패닉이었다가 비명지르고 펄쩍 뛰고...
세상 모든 곤충 중에서 바퀴벌레가 제일 싫어요 ;ㅅ;
다른 곤충은 그래도 귀엽고나 신기하고나 하면서 흐뭇하게 바라보는데
(사마귀도 귀엽고요, 콩벌레 사랑하고요, 장수하늘소 진짜 원츄)
바퀴벌레는 새끼부터 어른까지 토나와요...
아, 잠시 이야기가 딴 곳으로 흘렀는데 다시 줄거리로 돌아와서.
급한 김에 저는 옆에 있던 세제통을 들고 바퀴를 향해 돌진!
바퀴 위에 세제를 살포시 흘려줬습니다.
왜 퐁퐁 같은 그런 세제 있잖아요, 찰랑찰랑하기보다 꾸덕한 느낌의.
애가 세제에서 벗어나려고 몇 번 발버둥치더니
10초도 채 되지 않아 뿅 가더군요.
하긴 꾸덕한 세제가 미끄덩미끄덩하기까지 하니 빠져나오긴 힘들었을 거에요.
그런데 정말 의외로 세제가 효과가 만점이더라고요.
그 때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세제로 바퀴벌레를 죽이고 있답니다.
기숙사 방 안에도 항상 세제 준비 완료에요.
보였다 하면 세제 투하.
그렇게나 끈질기다는 바퀴벌레, 기냥 골로 갑니다요.
시체는 바들바들 떨면서 종이위에 올려 변기에 털어 물 내리는 걸로 끝.
자, 길고 긴 여정을 지나, 질문이어요////
바퀴벌레는 왜 그리 세제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거에요?
오늘은 벽에 바퀴벌레가 있길래 컵에 세제를 담아서
컵에 바퀴벌레를 빠뜨리려고 시도했어요.
그런데 컵 앞에서 더듬이를 몇 번 휘휘 젓더니 싹 도망가더라고요.
세제 냄새 자체가 굉장히 싫은가봐요.
세제를 가까이 대기만 해도 누가 건드렸을 때처럼 쏜살같이 도망가 버려서
깜짝 놀랐답니다.
왜, 바퀴벌레는 가만히 있다가 뭐가 툭 건드리면
미친듯이 도망가잖아요.
더듬이 몇 번 휘두르다가 자기 앞에 있는 세제인지 알아차리면
그 순간 스피드 업! 반대방향으로 맹렬히 도망 또 도망...
세제에 바퀴가 싫어하는 성분이라도 있는 건가요?
자신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리는 걸까요?
바퀴벌레약으로 직빵인 세제, 그 이유는 뭘까요?
그 세제가 아주 독하지 않는이상 그렇게 되긴 어려운데요.
보이는 것만 잡히므로 무효입니다.
일단, 환경을 깨끗히 하십시오.
그리고, 음식물을 방치해두지 마십시오.
음식물 용기는 밀폐용기를 사용하시고, 쓰레기 통도 뚜껑이 있는 것을 사용하시고, 집안에 쓰레기는 바로바로 배출하시고, 설겆이를 미루지 마시고, 정 피곤해서 설겆이를 못할 경우에는 설겆이 통에 세제물을 풀어놓으시면 바퀴가 접근하지 않습니다.
또한, 씽크대나 목욕탕 주변에 물기가 없도록 해서 해충이 물을 구할 수 없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집안에 창고 등지에 모아두신 박스는 당장 버리십시오.
바퀴는 좁은 틈에 몸이 눌리는 것을 좋아하는 향촉성이 있어 박스 등의 틈이 많은 물건에 잘 서식합니다.
참고로 저희 세스코에서는 연구소에서 바퀴 사육시 케이지에 박스를 넣어두면 바퀴집이 됩니다.
그리고, 집 주변 환경 또한 깨끗히 하시기 바랍니다.
부지런하셔야 해충없는 생활을 하실 수 있습니다.
해충은 게으름의 소산이기도 합니다.
무조건 편리한 것만 추구하고 자기만 아는 인간의 이기주의의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