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 잠시 방문을 열어두었는데
푸드득~ 하며 검은 동물이 날아들었습니다.
손가락 두마디 정도의 검고 윤기나는 몸과 길쭉한 더듬이로
바퀴벌레라 판단했는데 그보다 먼저 용수철처럼 튀어 도망쳤습니다. 문틈으로 엿보니 아주 혼란스러운 듯 벽에 부딪혀가며 날고 있더군요... 온 몸의 소름이 가라앉을 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소형 청소기를 들고 나섰습니다. 발소리를 내며 벽을 기어가는 그를 향해 조준하고 스위치를 눌렀는데 흡입력이 약한 탓인지 빨려들어가지 않고 옷걸이 너머로 슬슬 기어가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지금까지 좀 어지럽게 방안에 있던 박스와 옷걸이를 샅샅이 뒤졌는데 흔적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원치않는 동침도 문제지만 씁쓸한 패배감에 잠이 오지 않아 몇자 적어봤습니다.
어찌 내방을 나보다 더 잘알고 숨어버렸는지...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구석에 조용히 쉬고 있을것입니다.
그 녀석도 깜딱 놀랐을 테니까요.
모두가 잠든 그때 몰래 기어 나와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부디 바퀴벌레가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바퀴벌레라면 입주한 것으로 보셔도 무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