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어.. 어디부터 이야기를 해야할까요..
저는 취업한지 얼마 안되는 사회초년생이구 독립해서 7평남짓한 자취방에서 살고있습니다.
이전에는 목욕탕이었던 건물을 개조한 집이라구 하는데요,
딱봐도 건물이 연식도 좀 되보이고 낡긴 했습니다..
그래도 별 불편함 못느끼고 살다가, 휴가 + 집안 경조사때문에 장기간 집을 비운적이 있는데요,
제가 요즘 잘 깜빡깜빡 하거든요; 종량제 쓰레기봉투에서 냄새가 나서(족발 뼈가 들어있던걸로 기억..)
나가면서 버려야지 하며 화장실에 박아두고 까먹고 그대로 고향에 내려갔다 왔네요..
약 열흘뒤 귀가해보니 화장실이 아주 난리 난리 생난리....
헬게이트가 있다면 그건 제 자취방 화장실문이었을겁니다. 그곳은 던전이었어요..
초파리가 아주 본진을 틀었는지 수십 수백마리가 화장실을 활공을 하고있고
문을 전 제게 가차없이 바디블로를 날려대며 견제를 하더군요 ㅜㅜ
에프킬라 반통을 써서 화장실이 자욱해질정도로 분사한뒤 약 1시간이 지난뒤 들어가보니
초파리가 올킬을 당해서 다 바닥에 죽어있더라구요.
이때다 싶어 얼른 쓰레기를 버리려고 들춰보니 참깨만한 초파리 구더기가 드글드글..
못쓰는 양말을 손에쓰고 종량제봉투를 움켜쥐고 얼른 밖에다 내놨습니다.
새벽이었기 망정이지 남들이 그 장면을 봤다면 왠 기봉이가 우리동네에 있댜 했을겁니다..
아 환경미화원님 죄송합니다.. 구더기 한가득인 쓰레기봉투 내놓은거 저에요.. 정말 죄송...ㅜㅜ
한바탕 폭풍이 휩쓸고간거같은 화장실을 청소하려고 보니
벽에는 구더기 번데기가 또 다닥다닥 붙어있더군요;
솔로 다 문대고 바닥에 전사한 초파리시체까지 전부다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인뒤
물청소까지 싹 하고 혹시나 싶어 배수구에 팔팔끓는 뜨거운물도 한대야를 부었습니다.
그리고 2일정도가 지났을까요? 화장실에서 용변을보고있는데
벽으로 왠 벌레가 지나가서 화들짝 놀랐는데 이게 꼬리부분에 집게가 달리고 길쭉하고 검은게
특징이 뚜렷해서 한번에 집게벌레라는걸 알았어요. 검색해보니 호마로브 집게벌레? 라는놈이었는데
이놈이 바퀴유충이나 초파리 구더기같은걸 먹고 산다해서 내 부주의로 이놈까지 끌어들였구나 싶었죠..
놈을 잡고 변기로 흘려보내고 이후로도 4마리를 더봤습니다.
한쌍은 아예 화장실 슬리퍼 밑에 신혼집 차리고 알콩달콩 살고있더군요..
집주인인 내가 싱글인데.. 개X들....
여기까지가 약 보름전의 일입니다.
마지막 집게벌레를 목격한뒤로 화장실은 잠잠했고 평화를 되찾은듯 했습니다.
그! 런! 데!
오늘! 바로 오늘요! 왕바퀴를! 그것도 하루새 두마리나!!!
정말 거짓말안하고 크기가 엄지손가락만 했구요,
빠르기는 또 얼마나 빠른지 아직도 진절머리가 나고 소름이 돋습니다;
색은 흑갈색에 몸 전체가 둥글납작했고 다리와 배가 윤기가 나는듯 했어요.
첫번째녀석은 저녁 10시경 퇴근하고 피곤한몸 이끌고 집에 들어와 화장실 불을켜니
바닥에서 기어다니는걸 막 비명을 지르면서 못도망가게 양치컵으로 가둔뒤
팔팔끓인 물을 부어서 익혀버렸습니다... 확실하게 죽은걸 확인하고 변기에 떠내려 보냈죠..
아 이게 무슨 조화인가 싶었습니다.. 처음엔 초파리와 구더기같은 잡몹을 대량학살하고..
중간보스급인 집게벌레를 5마리 사냥하고.. 마지막으로 대마왕인 바퀴를 잡은거같아
왠지 게임하는거같다 하는 생각에 어이없이 피식피식 웃음도 나오고.. 한편으론 불안불안 했습니다..
또있는건 아닐까 하구요 ㅜㅜ
아.... 어떤 노래처럼 왜 슬픈생각은 틀린적이 없는걸까요?
새벽 2시30분경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열었는데 또 ㅜㅜ 이새키가 또.......
근데 이게 또 요놈들 잡다 경험치가 쌓여서 레벨업을 한건지 두번째 봣을땐 첨 봤을때보단 덜 놀랬어요..
그냥 좀 무덤덤하게 "아 XX 역시 또있었네 ㅡㅡ" 정도.. 하하.... 이런 내가 싫어요...... ㅠㅠ
아까봣던 녀석이랑 비슷한크기에 같은종류로 추정되는 녀석이더군요..
헌데 이놈은 혼자 뒤집어져서 버둥버둥거리고 있더라구요..
나무젓가락으로 집어서 기왕에 잡아죽이는 김에 관찰이라고 잘 해봐야겠다 싶어서 보니,
날개는 반투명한 적갈색, 배쪽은 살구색으로 윤기가 나는듯 했구요.. 더듬이는 앞쪽으로 곧게뻗어있었고
등쪽은 전반적으로 검은데 특이한게 머리와 등쪽을 이어주는 뒷통수? 목덜미? 쯤 되는 부분에
진갈색으로 W자무늬같은게 있더라구요..
하튼 관찰을 마치고 라이터불로 바짝 구웠죠.. 상당히 불쾌한 냄새가 나더라구요..
혹시 아까 그놈이 부활한건 아닐까 싶었는데 아니더군요.
아까놈은 다리 한짝이 떨어졌었는데 얘가 고향이 나메크가 아닌이상 다리 세쌍이 모두 달려있었걸랑요.
한마리는 그냥 밖에 비도 주룩주룩 오고 뭐 태풍도 온다니까 그거 피해서 들어왔을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이게 이제 두마리째 보니까 그냥 예삿일이 아니라고 생각되네여..
혹시나 집안에 번식이라도 한거면 정말 끔찍한데..
제발 그냥 비가와서 비 피해 들어온놈이면 싶어요 ㅜㅜ
새벽에 이게 뭔짓인지 잠도 설치고.. 화장실 창문을 살펴보니 오래되서 그런가 방충망도 좀 뚫려있고..
해서 슈퍼가 여는대로 바퀴끈끈이랑 방충망을 막을것좀 사야겠는데요,
화장실 창문틀이나 뚫린 방충망을 효과적으로 막을만한게 뭐가있을까요?
그리고 요놈들이 화장실에 번식을했을 확률은 얼마나 되죠?
이게 다 제가 방치한 쓰레기에서 비롯한 나비효과인건가요 ㅜㅜ?
으아.. 살려주세요.. 사렬주세요..... 잘못했어요.......
P.S: 화장실 창문 밖은 다른 건물과의 좁은 골목길로, 이곳에 쓰레기가 많습니다.
피도 안마른것들이 숨어서 담배빨기 딱좋은장소라 각종 오물과 음식물잔해가 많을것으로 사료됩니다.
이것이 바퀴 유입의 원인이 될수도 있겠다 싶은데요..
초파리는 이미 처리가 된거 같고 (이번 사건을 거울 삼아 청소 관리등을 잘하시기 바립니다. )
집게벌레는 습도와 틈새관리를 하는 것으로 충분히 제어할 수 있습니다.
집게벌레는 음습한 장소에서 주로 서식하다가 건물의 틈새 등을 통해 실내로 침입하며
그 후 실내공간의 음습한 장소와 틈새에서 서식하는데 주로 서식하는 곳은 화장실, 신발장 하단, 문지방, 싱크대 주변 등
다른 곳에 비해 습도가 높은 곳입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환기(여름철)나 난방(겨울철) 등을 통해 실내 습도를 낮추도록 하시고
화장실의 경우에는 욕조 / 욕조 틈새 / 벽면틈새 / 양변기 틈새 방이나 거실 등에는
문지방 / 벽면틈새 / 창틀 틈새 등 장소 별로 집게벌레가 숨어 있을 만한 음습한 장소에 노즐이 달린 에어졸을 사용해 약제를 처리하면
1차 제어가 가능하며. 약제 처리 후 틈새를 실리콘을 사용해 보완한다면 장기적인 제어가 가능합니다.
다음으로 가장 큰 문제는 바퀴벌레겠죠 ?
일본바퀴나 미국바퀴와 같은 대형바퀴류를 목격하신것 같은데요..
대형바퀴류는 환경 조건(물, 먹이, 서식/은신처 등)에 어떤 변화가 생기면 이동하게 되는데,
종종 건물의 각종 틈새를 이용하며, 출입문/창문/배관 틈새나 하수구 등을 통해 올라오기도 합니다.
침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출입문, 창문 등은 문풍지, 가림판 등을 활용해 틈새를 막고,
하수구는 촘촘한 철망으로 된 배수망을 사용하고 각종 배관의 틈새 등은 실리콘을 사용해 막는 방법 등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화장실의 경우 욕조와 세면대 구멍은 물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마개로 닫아 두시고,
바닥 하수구는 걸레 등으로 덮어 놓는 것으로 임시 조치를 통해 차단이 가능합니다.
베란다가 있는 경우 수직낙하홈통과 바닥 하수구가 있을 수 있는데,
물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쿠킹 호일, 장판 등으로 적절히 막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출입문 주변과 같이 바퀴벌레를 목격한 장소 주변, 침입이 예상되는 곳,
침입하면 바퀴가 은신할 만한 장소에 바퀴끈끈이를 설치해 신속히 포획되도록 하세요.
틈새 관리만 잘 해도 충분합니다. *^^*
답변일 2012.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