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새벽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로 글을 씁니다.
제목 그대로 오늘 새벽에 바퀴 한 마리에게 습격당했습니다.
30일 자정이 넘어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책상에 앉아 공책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뭔가가 날아와 툭 하고
제 오른쪽 팔뚝에 부딪혔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사라졌습니다.
저는 그 뭔가가 제 몸에 닿는 순간부터 펄쩍 뛰어올랐고 팔을 한 30번은 문지른 것 같았습니다. 느낌이 정말 더러웠거든요ㅠ.ㅠ
그리고 곧바로 그 녀석의 동태를 살폈습니다. 일단 어디로 갔는지 확인을 해야 잡을 수 있을테니까요.(물론 제가 잡을 수 있는 상대여야겠죠;;)
몇 번을 살펴 봐도 안 보여서 불안했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고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폈는데!! 바로 그 때였습니다.
제 침대 측면에서 보무도 당당하게 행진하던 바퀴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저는 바퀴를 제일 무서워합니다. 거의 공포증 수준인데요.
보기만 해도 치를 떨며 어쩔 줄을 모릅니다. 그런 녀석이 방에 들어오다니.
후닥닥 마루로 뛰어나와 소파에 누웠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자기로 했죠.
덮을 이불을 안 가지고 나온 것이 어찌나 후회되던지ㅠ.ㅠ
하지만 아직도 제 방에 있을 바퀴를 생각하니 잠이 아주 싹 달아났습니다.
덕분에 아침 뉴스에서 볼 <파라과이 8강 진출> 소식을 그날 새벽에
미리 보게 되었습니다. 축구 정말 재미있더군요. 참 좋은 스포츠입니다.
안방에 켜져 있던 티비로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부모님 깨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잡아달라고 부탁드리려고;;) 때마침 아빠가 일어나셨습니다.
저는 자초지종을 설명드렸고 아빠와 함께 악마가 점령한 제 방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더군요.
침대 밑으로 들어간 것 아니냐는 아빠의 말씀에 저는 더 불안해졌구요.
아무튼 악마도 그런 악마가 없더군요. 이렇게 사람을 애태우다니.
그때 안방에 계시던 엄마께서 바퀴가 여기 있다고 하셨습니다.
아빠와 함께 다시 안방으로 오니!! 그 악마가 떡 하니 버티고 있더군요.
어떻게 이 방으로 건너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소름끼쳤습니다.
발소리도 없이 마루를 기어 안방으로 들어온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아빠가 바퀴의 인상착의를 물어보셨습니다.(이게 네 방에 들어온 거 맞느냐고 하시면서) 저는 고개만 까딱까딱 했습니다. 쳐다보기도 싫었습니다.
아빠는 각티슈를 몇 장 뽑으셔서 바퀴를 누르고 바닥에 짓이겼습니다.
바퀴의 이동 속도가 빠르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무슨 축지법 쓰는 것도 아니고 왜 그리 빠르던지.
하지만 아빠의 매쉬드 어택에 바퀴는 그렇게 숨졌습니다.
바퀴 시체의 행방을 묻자 아빠는 부엌 쓰레기봉지에 버렸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내심 두려웠습니다.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리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쓰레기봉지에서 부활(?)해서 알을 퍼뜨리면 어떡하나, 우리 집도 바퀴의
소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무섭고 떨렸습니다.
그날 저는 부모님과 함께 안방에서 잤습니다. 누워도 잠은 안 오더군요.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이제 저는 어떻게 될까요.
2001년 11월에 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온 이후로 8년이 넘었습니다.
그 동안 개미가 다소 목격되긴 했지만 바퀴는 단 한 번도 못 봤습니다.
오늘 새벽에 목격한 바퀴가 이사온 이후 처음 보는 바퀴입니다.
어쩌자고 화목한 한 가정에 쳐들어와 발악인지 저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암컷인지 수컷인지는 모르겠구요. 이전에 올라온 바퀴벌레 관련 답변을 쭉 읽어 보니 난협(바퀴 알주머니)의 유무로 알 수 있다고 하던데 제가 그걸 직접 확인해 볼 정도로 강심장은 아니기 때문에 못했습니다.
난협의 존재 여부를 확인해 보려면 바퀴를 뒤집어서 배를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으윽ㅠ.ㅠ 멀리서 보는 것도 끔찍한데 어떻게 그런 작업을ㅠ.ㅠ
아무튼 건실한 가정을 뒤흔들어 놓고 운명을 달리 한 그 바퀴의 특징은
(1) 날 수 있는 바퀴였습니다. 날아들어와서 제 팔뚝에 부딪혔습니다.
(2) 이사온 이후로 처음 발견된 바퀴인데 제 추측으로는 집 안의 어딘가
(물 내려가는 긴 관 모양 배수구, 하수구 등)를 통해 침입한 듯 합니다. 욕조의 경우는 머리카락 거름망이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말하기를 집에 바퀴 한 마리가 보인다면 그 집은 이미 바퀴의 왕국일 가능성이 높다는데 이게 정말인가요??
오늘 새벽에 처음 본 바퀴 말고도 집 안에 바퀴가 더 있을 수 있나요??
바퀴는 진짜 이사온 이후로 이 녀석이 처음인데ㅠ.ㅠ
일단 어떻게든 지내 보고 바퀴가 계속 출몰한다면 조치를 취해야겠습니다.
아니,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세워야겠죠?? 바퀴와 한 지붕 생활이라니ㅠ.ㅠ
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 아으ㅠ.ㅠ 생각만 해도 속이 메슥거립니다.
제가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미래의 남편감은 반드시 세스코 직원이다라는 각오를 하고 다닙니다. 그만큼 벌레를 무서워합니다. 특히 바퀴요ㅠ.ㅠ
이 녀석 한 마리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만, 새로운 녀석이 출몰한다면
그 땐 거품물고 넘어질 때 머리를 어떻게 감싸야 덜 다칠지를 연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간과 바퀴의 대접전, 그 서막이 열리려고 합니다.
<질문 요약할게요!!>
1. 저의 숨겨진 광년본능을 일깨워 준 이 바퀴는 어떤 종인가요??
(사진이 없어서 몽타주는 기억 안 나지만 일단 날 수 있는 놈입니다.)
2. 이 바퀴는 원래 우리 집에서 서식하던 녀석일까요, 아니면 다른 곳에서 침입한 녀석일까요??(이 바퀴는 이사온 이후 처음 발견함)
3. 이 바퀴 한 마리로 우리 집이 바퀴의 왕국일 가능성은 몇 %일까요??
4. 난협(바퀴 알주머니)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가요??
그 크기는 대략 어느 정도인가요??
질문 요약이 되어 있어서 다행입니다. ^^;
질문이 길어 별도 메모를 해야 하나 생각했거든요. ㅡㅡ^
1. 우선 대형바퀴의 한 종류인 것 같은데,
검정색의 일본바퀴 수컷의 경우 상당한 비행능력이 있고요.
검정색의 먹바퀴나 적갈색에 흰 갈고리 무늬가 있는 미국바퀴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활강하는 정도의 비행은 가능합니다.
2. 창틀이나 화장실 하수구를 통해 침입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먼저 화장실의 경우 머리카락 걸음망이 있다고 하셨는데, 걸음망 자체의 틈새나
걸음망이 하수구와 완벽하게 밀착되어 있지 않으면 충분히 침입이 가능합니다.
또한 욕조 배수구, 세면대 배수구 및 물넘침방지구멍(?) 등을 통해서도요.
창틀의 경우 창과 창이 만나는 부분의 하단을 보시면
창과 창틀의 틈새가 있을 겁니다. (당연히 상단부에도 있고요.)
이런 부분의 경우 문풍지 등을 이용해 최대한 틈새를 막아야 합니다.
3. 일단 독일바퀴가 아닌 것으로 보아 서식보다는 단순 침입으로 사료되는데
정히 확인을 하고 싶으시다면 바퀴끈끈이를 구입해 바퀴가 있을 것 같은 장소에
설치 후 주기적으로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4. 바퀴의 종류마다 차이는 있지만 난협의 최종 길이는 약 6~12mm 정도 됩니다.
암컷의 배 끝부분에서 자라면서 나오기 때문에 배 끝에 붙어 있는 것을
육안으로 충분히 확인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