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제 시골집에 다녀왔거든요. 거기에서 진귀한 걸 봤답니다.
시골집이 만든지 좀 오래 되었어요. 기둥이라든가 틀이 나무로 되어 있고 벽은 짚과 흙을 섞어 만든 것 같구요.
그런데 부엌으로 통하는 문설주 아래쪽에 벽지를 뚫고 구멍이 총총총 생겨나 있더라구요. 음...동그란 모양이 아니라 아래로 길쭉한 모양의 구멍들이요. 그리고 그 구멍 밖으로 더듬이며 앞발 같은 것들이 털 난 것처럼 들락날락하더군요.
뭔고 했더니 개미더라구요. 가끔 구멍 밖으로 어린 개미같아 보이는 밝은 색 개미도 나왔다 도로 들어가고 했어요. 크기는 5mm정도?
그날따라 아들 둘이 시골 집에 모여있었던 터라 며느리도 둘이었는데 이 두 며느리가 문설주 앞에 모여서 꺄아~ 개미~ 이러고 있으니까 시아버지께서 모기약을 가져오시더니 치익 - 뿌리셨구요. 그 순간 집안이 난리가 났답니다.
약 뿌린 곳 근처에서 개미들이 마구 꾸역꾸역 밀려나오기 시작한 거예요. 오래된 곳이라 여기저기 구멍도 많아 문설주 구석, 콘센트 뒤쪽, 벽 한구석 등등 틈만 있으면 개미들이 밀려나오는 걸 보니 벽 한쪽 전체가 개미집인가 싶었어요.
한쪽 벽을 까맣게 덮을 정도로 나오고 부엌 전등 주위로 하루살이처럼 떼를 지어 날아다니고 하는데 거의 5백마리쯤 되어보였어요. 과장이 아니고, 아무리 적어도 3백마리 이상이었다고 확신해요.
게다가 이상한 건 모두 날개가 달려있었던 거예요. 전 숫개미만 날개가 있는줄 알았거든요. 날개 없는 개미는 안 나오더라구요? 까만 색이고 5m 길이였지만 접힌 개까지 치면 거의 1센티 되어 보이구요.
도대체 얘내들이 뭐하는 개미인지 궁금하구요. 이걸 진압(!)하려면 벽을 뜯어야 하는 건지, 작업하는 동안 다른 집에서 머물러야 하는 건지 등이 알고 싶답니다.
놀래서 구경하느라 사진은 못찍었어요.
하하....
나무와 짚과 흙을 섞어 만든 집이라...
재료 자체가 사람이 살기 참 좋은 상태네요.
그러나 의심되는 곤충은 바로 (지중)흰개미입니다.
흰개미는 주로 땅 속에 서식하면서 나무를 파먹고 올라오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도 않고 나무가 아닌 곳을 이동할 경우에는
진흙을 이용해 터널 같은 것을 만든 후 그 안쪽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에
(습도에 민감합니다.) 쉽게 그리 쉽게 일개미가 목격되지 않습니다.
흰개미가 눈에 띌 정도면 이미 상당부분 가해를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목격한 흰개미는 일개미이기 때문에 유백색의 날개가 없는 상태지만,
요즘 흰개미의 번식기이기 때문에 날개 달린 생식개미가 일시에 나오거든요.
안 그래도 날이 좋아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약제를 뿌리니 다들 놀라서 이곳 저곳으로 날아 나온 것이지요. ㅡㅡ^
또한 흰개미는 일반적인 해충들의 먹이약제는 먹지 않고
나무의 셀룰로오즈 부분만을 먹기 때문에 땅속 그리고 나무 속에서 사는
흰개미를 잡기에는 매우 어렵습니다. ㅡㅡ;
흰개미로 인한 피해 정도를 파악해 보고 결정해 봐야 하겠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새로 지어야 할 생각도 하셔야 합니다.
(참고로 눈이 보이지 않는 흰개미에게는 개미가 천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