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지는 130일 좀 넘었어요..
100일날 걔가 반지도 해주고 커플 신발도 해주고...
그래서 더 오래갈 줄 알았었는데..
걔가 학교에서 핸드폰을 뺏겼어요.
16일날에. 걔 핸드폰 아니면 딱히 연락할 방법이 없구요. 늘 집에 엄마가 계셔서.
근데 걔는 저랑 연락이 안된다는 것 자체에도 별로 아쉬워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어요.
뺏긴 그 당일날 와서는 기왕 이렇게 된거 공부 열심히 해, 그러고 가더라구요... 참..
100일이 지난 후부터 뭔가 달라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했었지만, 착각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100일을 갓 넘긴 상태였으니까...
걔도 저도, 이렇게 오래 사귀어 본 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더 들떴는지도 몰라요ㅠㅠ.
그리고 꽤 트러블이 있었어요. 섭섭한거, 답답한거, 화나는거, 전부 다 나 혼자 속으로 삭혔거든요.
왜냐하면 저는 미술 전공이라 내신공부가 그다지 크게 필요하지 않지만,
남자친구는 일반 인문계 학생이라서, 시험기간에 부담주기 싫고 신경도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또 전부터 원래 남자친구가 무심한 성격이었으니까,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근데, 늘 10시에 오던 전화가 핸드폰을 뺏겼다는 것과 거의 동시에 시험기간이라는 것을 핑계로 뚝 끊기고
(아무리 시험기간이라지만 여자친구를 위해 단 몇 분의 시간조차 할애해주지 못하는건가요?)
심지어 그 전 주 토요일에는 집전화가 고장이 났다면서 앞으로 전화를 못하겠다고 하더라구요.
같은 학교니까 만날 수야 있지만, 걘 학교에서 조차도 저를 별로 보고 싶어하지 않는 눈치였어요...
솔직히 할 마음이 있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연락 할 수 있잖아요. 걔네 집에 핸드폰이 몇댄데, 근처에 사는 친구들이 몇인데.
연락도 안되고, 이젠 시험기간이니까 만날 수도 없다,
그러니까 시험 보는 동안만 저를 동네까지 데려다달라고 했어요. 우리학교 시험은 24일날 시작했으니까.
25일까지 딱 두 번 데려다 줬어요.
그리고 월요일 날(28일이에요), 주말 내내 잠수탄 뒤에. 저는 걔 얼굴 보겠다고 잔뜩 기대하고 있었건만
친구가 여친이랑 100일이라 이벤트 도와주러 가야되서 날 못 데려다 주겠다고 그렇게 모르는 번호로 문자 한 통만 달랑 와 있었어요.
참을 수 없이 화가 나더라구요. 적어도 그런 얘기는 제 얼굴 보고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공부 핑계 대면서 단 몇 분짜리 전화도 하지 않아놓고, 친구 100일 준비를 도와주겠다고...
지금 생각해도 정말 어이가 없어요ㅋㅋ
친구랑 가고 있던 남친 불러다가 잠시 얘기 좀 하자고 했어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약간 언성이 높아진 채로 물어볼 수 밖에 없었구요..
난 오늘 너 볼 생각에 어제 밤에 잠도 못 잤는데, 주말 내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놓고,
문자 한 통 덜렁 남겨놓으면 내 기분은 어떻겠냐고 그랬더니 그럼 어떻게 하냐고 그러더라구요.
내 생각인데, 걘 기본적인 매너가 결여된 애같아요.. 원래 성격이 다혈질에 이기적인 애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로 제 기분을 생각 안 할줄은 정말 몰랐어요.
그리고 나서 제가 또 물었어요.
니가 전에 내가 한 번 더 깨지자 그러면 안 잡는다고 했잖아, 그거 지금도 그렇냐.
그랬더니 걔가 그렇다고 대답했어요.
저는 다시 물었어요.
너 솔직히 말해봐, 나랑 깨지고 싶어?
걘 대답을 안 했어요. 걔 주특기가 그거거든요. 자기한테 불리한 질문하거나 화가 나면 입 꾹 닫고 제 눈만 보고 있는 거.
저는 대답 듣기를 포기하고 마지막 질문을 했어요.
너 나 좋아해? 계속 사귀고 싶어?
그러니까 걔가 그러더라구요.
솔직히 지금은 잘 모르겠어.
정말 어이가 없었던게, 제가 생각했던 그대로의 대답이 나와서.. 머리속이 멍 해졌어요.
제가 다시 물었어요. 잘 모르겠다고? 그랬더니 어, 모르겠어. 그랬어요..
그래서 그냥 끼고 있던 반지랑, 제 지갑안에 있던 걔 명찰, 사진, 생일날 받아서 늘 지니고 다니던 팩트.
전부 다 돌려주고 와버렸어요.
사랑한다고, 200일 까지 변치 말자고, 자기보다 날 더 아껴주고 이해하겠다고 얘기한 지
불과 한달도 안 지났는데. 어떻게 이렇게 한 순간에 돌아설 수 있을까요.
그리고 나서 나중에라도 이렇게 놓친거 후회하기 싫어서 잡으려고 시험이 끝나는 날 그 애를 다시 만났어요.
진짜로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렸어요.
원래부터 마음이 뜨고 있었대요...속으로 역시 그랬구나, 싶었어요.
그래도 전 걔가 좋았어요..
그래서 거짓말 안하고 스무번은 잡은 것 같은데 한 번 식은 마음을 돌리는 건 불가능 하겠대요.
더 잘해준다고 뭐든지 참고 전보다 훨씬 잘해주겠다고 했는데도
그래도 안된대요.. 제가 어떻게 해도 안 된대요.
뒤돌아서 가는 거까지 붙잡았다가 제 스스로가 너무 구차하고 병신쪼다같아서
미안하다 그러고 놔준 다음에 헤어졌던 자리에 돌아와서 한참 울었어요.
나중에 걔가 제 앞에 없다는 거 알고 나니까 눈이 또 휙 돌아가지고
전화로 거의 빌다시피 붙잡았어요... 그래도 안 된대요.....
고등학생 주제에 너무 진지한 마음으로 사귀었나봐요.
제가 못 견뎌서 차놓고, 또 후회가 되는 거 있죠..
걔 투정같은거, 나에대한 마음 식은 느낌 받는거.. 전부 다 조금만 더 참아볼 걸.
잠깐 스쳐가는 권태기였을지도 모르는데..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어요..
친구들한테 얘기해도 힘내라는 말 뿐이라서 문자도 다 씹었구요..
위로 문자 보면 헤어진게 자꾸 실감이 나니까 화가나서 미쳐버릴 것 같은데
아직도 혹시나 걔가 뒤늦게라도 연락해오진 않을까 싶은 마음에
5분에 한 번 꼴로 핸드폰 들여다보고 있는 제 자신이 한심해요..
혹시 어디다가 얘기라도 하면 괜찮을까 싶어서 올려봐요..
언제쯤 마음이 정리될 수 있을까요. 정말 힘들어서 돌아버릴 것 같아요.
왜 우리 동네에서 그렇게 많이 놀았는지 모르겠어요.
추석 연휴 첫 날에 학원 가다가 버스에서 울어버렸어요.
걔랑 데이트 끝난 뒤에 같이 걸어왔던 길이 쫙 펼쳐져 있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는거에요..
세스코 아저씨. 너무 힘들어요..
내년엔 저도 고3인데, 이 일로 마음 못 잡고 인생 망칠까봐 겁나요.
어떻게 해야 되나요... 도와주세요..
좋아했던, 사랑했던 사람과의 헤어짐(원인이 어떤 것이든 간에)은
이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은 참담한 심정이 되지만 그 반대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구상에 아니 한국만해도 5천만의 인구가 있으며 그냥 잡더라도 남자는 2천 5백만,
0~70세까지 분포했다고 가정할 경우 10~20대의 남자는 약 7백만 명이나 있습니다.
지금 이 사람과 헤어짐은 다른 6,999,999명의 남자를 만나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되지요.
단, 인생의 첫 고비인 고3을 얼마나 성실히 보내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습니다. ^^;
빨리 털고 일어나 마음 다 잡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계획과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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