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없거나 4개 이상인 생물을 보면 거품물고 기절할 정도로 여린 유리하트를 가진 사람인데요. 몇 일전에 옷장 열고 셔츠를 꺼내려다가 셔츠 깃 위를 기어다니는 검은 무언가를 보고 이후 거긴 다실 열어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크기는 새끼 손톱의 반? 혹은 그 이하의 작은 놈이고, 타원보다는 원형에 가까운 모양이었어요. 처음엔 먹물같은게 묻은 줄 알았는데 하얀 셔츠위를 그 발발 기어다니는 걸 보고 5분 이상 얼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마리를 본 건 아니고, 딱 저것 한 마리만 봤는데 설마 무한 번식하는 바퀴같은 애들은 아니겠죠? ㅇ<-< 아니길 빕니다. 장에 있는 옷을 싸그리 불태워버릴 지도 몰라요…….(옷장을 다시 열 용기가 생긴다는 가정 하에.)
아, 그리고 집은 오피스텔 9층 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좀처럼 집에서 밥을 잘 안먹는 편인데, 밀폐 용기안에 넣어둔 검은 콩에 뭔가가 알을 깐 것 같습니다. ㅇ>-< 밀폐용기를 열었을 때 가느다랗고 날개달린 (굳이 비유하자면 숫개미같은?) 애가 날아들길래 대체 뭔가 싶었더니 노란색에 머리는 검은 유충 두 마리가 기어다니고 있더라구요. 저건 대체 뭐하는 녀석인가요. ㅠㅠ
무서워서 집에서 잠을 못 자겠습니다.
옷깃에 기어다니는 벌레는 좀벌레인 듯 합니다.
좀벌레는 주로 낮 기간에는 어두운 곳에서 숨어서 쉬다가 밤에 활동을 합니다.
서식장소는 모든 곳에서 생활하며 일주일 정도는 수분과 먹이를 공급 받지 못해도 생존이 가능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합니다.
실크,면류, 레이욘, 나일론의 면직물을 먹기도 하고 밀가루가 있는 곳에서 자주 발견되기도 합니다.
또는 설탕과 붕산을 1:1로 섞은 먹이약제를 만들어 음습한 장소나 많이 목격된 장소에 놓아 두면 먹고 죽습니다.
아니면 자기 전에 감자를 으깨서 호일 등에 올려 역시 많이 목격되는 장소나 음습한 장소에 두면 좀벌레가 감자를 먹기 위해서 으깬 감자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통째로 버리면 됩니다.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반복적으로 해야 합니다.
이 방법들은 좀벌레가 당과 녹말성분을 좋아하는 습성을 이용한 것으로 제어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에어졸을 사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편할 겁니다.
실내 습도를 낮출 수 있도록, 날이 맑은 날에는 통풍을 시켜 주시기 바라며 자주 목격되는 벽면 틈새, 창틀 주변, 문지방 틈새 등지에는 에어졸을 살포해 서식지역을 직접 공격하고 실리콘으로 막으면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밀폐용기 안에 있던 벌레는 저곡해충이나 또는 초파리의 유충을 보신 듯 합니다.
평상시에는 저곡해충이나 초파리를 보신 적이 없으시다면 일시적으로 유입되어 뚜껑을 닫으면서 용기 안으로 들어가 알을 깐 듯 싶습니다.
용기안에 있던 음식은 버리시는 것이 좋을 듯 하며 용기 주변으로도 다른 녀석이 있을지 모르니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