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열공하고 있는 저 보고 잠깐 바람과 하늘이 보이는 바다를 보고 오자고 했습니다. 새벽에 찬 바람을 맞으며 간 곳은.....
만리포 해수욕장.... 인적 없이 고즈넉 했습니다. 맨발로 밟아가는 흰 모랫벌은 부드럽고 찬 바다는 에메랄드 빛을 닮아 있었습니다. 서해안 기름유출로 인한 참혹한 흔적은 아무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서서히 밀물이 들자 지대가 낮은 모랫벌이 생기고, 그 물길 속으로 생선들이 떼를 지어 나타났습니다. 마치 소풍이라도 온 듯 꼬리를 흔들며 헤엄치는 모습이 즐겁고 경쾌 했습니다.
끼욱끼욱, 갈매기들이 바다 위를 빙글빙글 돌고 생선들이 움직이고, 대 자연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고 웅장하고 감동적 입니다.
불과 수개월 전만해도 유조선의 기름 유출로 이 바다가 얼마나 중병을 앓았지요! 바다는 중환자실의 환자처럼 생명의 등불이 까맣게 껴져들고 있었지요. 그 비분강개함을, 그 안타까움을 말로 다 할 수가 없었습니다.
바다를 구하기 위해 달려와 두 팔을 걷고 땀을 흘리던 사람들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역겨운 기름 냄새에 구토를 하면서도 바다를 살리려 안간힘을 쓰던 몸짓들이 바위에 계란을 치는 것 같아 한숨만 나왔는데 드디어 해낸 것이 였습니다.(물론,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가지는 못했지만....)
자연을 사랑하는 국민의 열정이 마침내 죽음의 바다를 회생시켰습니다.
인간을 위해 아낌없이 먹을 것을 마련해 주는 엄마 같은 바다에게 저질렀던 잘못을 빌고 싶었습니다. 미안해...... 용서해.......
바다 위의 기름을 걷어내고 돌을 닦고 모래를 닦아내던 그 마음 때문에 그 사랑 때문에 인간을 미워할 수 없다고, 이미 용서했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바닷가에서 아득히 수평선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지고 가는 삶의 무게들이 문득 가벼워짐을 느꼈습니다. 한순간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파도처럼 산다는 것은 잠깐인데 소유를 위해 몸부림치는 인간의 삶을 보며 바다는 무슨 생각을 할까? 라는 어느 시인의 말씀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다는 아니겠지만
일본의 경우 기업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면
대표를 비롯한 회사간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문을 발표하고
90도로 인사까지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잘못된 일에 분명히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지요.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하지 못할까요? ㅡㅡ^
그리고 우리는 왜 또 쉽게 용서해주고 잊어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