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짓궂은 질문까지 일일이 친절히 답변하는 세스코의 Q&A 게시판이 큰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워낙 유행이 빨리 지나가는 우리 나라의 특성상 얼마 뒤에는 화제의 뒤편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리고 몇년이 지났을까..
문득 세스코 게시판이 생각나 들어와 보았습니다.
예전이나 변함없는 재치, 친절함. 그리고 아마도.. 참을성..
존경합니다... 꾸벅...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어린 소년은 나무를 좋아했었습니다.
매일 그 아이는 나무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나뭇잎을 줍곤 했습니다.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어 숲 속의 왕이 되어 놀곤 했습니다.
때로 녀석은 나무위로 기어 올라 가기도 했습니다.
나무 가지에 앉아 그네를 타기도 하고, 사과도 따 먹곤 했습니다.
나무와 아이는 숨바꼭질도 했습니다.
그러다 아이가 피곤해지면 나무 그늘에서 잠을 자곤 했습니다.
아이는 나무를 좋아했습니다.
많이 많이.
그리고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아이는 나이가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나무는 종종 홀로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이가 나무에게 왔습니다.
나무가 말했습니다.
"애야. 어서 와서 내 등줄기도 타고 내 가지로 그네도 타고 사과도 맘껏 먹어.
그리고 내 그늘에서 놀아. 그러면 행복해 질 거야~!"
아이는 말했습니다.
"난 널 기어오르기도 놀기에도 너무 커버렸는걸.
난 물건을 사고 싶고 재미있게 살고 싶어. 난 돈을 갖고 싶어.
내게 돈을 줄 수 있니?"
나무는 말했습니다.
"미안해. 난 돈이 없는걸. 내겐 잎사귀와 사과 밖엔 없어. 내 사과들을 가져가~!
아이야. 그것들을 도시에 팔면 돈을 가질 수 있을 거야. 그럼 넌 행복해지겠구나!"
그래서 아이는 나무위로 올라가 나무의 사과들을 따서는 챙겨서 떠나버렸습니다.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아주 오랫동안 나무를 떠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돌아왔습니다.
나무는 기쁨으로 몸을 떨면서 소리쳤습니다.
"아이야. 어서 와~! 내 등에 올라타서 내 가지로 그네를 타렴 그러면 행복해 질 거야~!"
아이는 말했습니다.
"나무 타기에는 난 너무 바빠.
난 내 자신을 따뜻하게 해줄 집이 한 채 필요해. 난 아내와 아이들을 갖고 싶은 거야.
그래서 집이 필요한 거지 내게 집을 한 채 줄 수 있니?"
나무는 말했습니다.
"난 집이 없어! 숲이 나의 집이야.
하지만 네가 내 가지들을 잘라서 집을 만들게 해줄게. 그러면 행복해 질 거야~!"
그 아이는 나뭇가지를 잘라서 집을 짓기 위해 멀리 떠나버렸어요.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아주 오래오래 떠나 있었습니다.
그가 다시 돌아왔을 땐 나무는 너무 행복했지만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나무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아이야. 어서 오렴. 와서 마음껏 놀아~!"
아이는 말했습니다.
"놀기에는 난 너무 늙고 슬퍼졌어. 난 나를 이곳에서 멀리 데려가 줄 배 한 척이 필요해.
날 위해 배를 구해 줄 수 있니?"
나무는 말했습니다.
"내 몸통을 잘라서 배를 만들어.
그럼 멀리 떠나 갈수 있을 거야. 그러면 행복해질 거야~!"
그래서 아이는 나무의 몸통을 잘라 내어 배를 만들어 멀리 항해를 떠났어요.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꼭 그렇지 만은 않았습니다.
아주 오래되어서 아이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이야. 미안하구나." 나무는 말했습니다.
"너에게 줄 것이 내게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아. 내겐 사과도 다 떨어졌구나."
아이는 말했습니다
"사과를 먹기에는 내 이빨이 너무 약한걸."
나무는 말했습니다.
"내 가지들도 없어져서 넌 그네도 뛰지 못해."
아이는 말했습니다.
"그네를 타기에는 너무 늙은걸."
나무는 말했습니다.
"내 몸통도 사라져 버렸어. 넌 내게 오르지도 못해."
아이는 말했습니다.
"나무를 탈 힘도 없는걸."
나무는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미안하구나. 내가 너에게 줄게 있어야 하는데. 하지만 내가 가진 게 하나도 없구나.
난 그저 오래된 밑둥치 일뿐이로구나. 미안해."
아이는 말했습니다.
"지금은 내게 필요한 것이 그리 많지 않아.
그저 가만히 앉아서 쉴만한 자리가 있어야 해. 난 몹시 지쳤거든."
나무는 말했습니다.
"그럼." 자신을 바로 세우려고 애쓰면서 나무는 말했습니다.
"이 늙은 밑둥치가 앉아서 쉬기에는 적당하지.
아이야 어서 와서 앉으렴. 그리고 쉬어~!"
아이는 그렇게 했습니다..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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