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부터 제 피부에서 벌레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자주 씻고 청소하는 편이라, 불결함으로 인한 이 따위는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제 폐 깊숙한 곳과 심장의 표면에서 생겨나는 놈들 같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이제 제 방을 가득 메워, 스멀스멀 기어다닙니다.
그 놈들은 저마다 하나씩의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고, 그 상처로 인한 살의를 가지고 있어, 함부러 짓밟거나 살충제를 살포하기도 두렵웠습니다. 미물도 복수심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제 방에 그런 기이한 벌레들이 득실거린다는 사실과, 그 놈들이 제 몸 속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수치스러워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는데,
급기야 오늘은, 그 벌레의 딱딱한 껍질이 제 각막에 상처를 내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그 벌레들이 저에게 다시는 그런 못된 짓을 하지 못하도록 혼쭐을 내주고 싶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음...
큰일이네요. 먼저 벌레를 잡아 주셔야 겠는데요. 저희가 아닌 병원에 가셔서 몸에서 나오는 벌레를 잡아 주시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어여 상처가 깊어지기 전에 병원에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