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처음 이사왔을 때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싱크대를 떼어내는데 바퀴벌레가 아주 깨알밭처럼 드글드글....벽지를 뜯어내는데도 하다하다못해 아주 벽지 틈새까지 들어가 있더라고요. 세수를 하고 돌아서도 타올걸이를 타고 놀고 있는 놈이 보이질 않나. 아주 미치는 줄 알았어요. 셋집이었다면 당장에 방 빼고 나갈 충동을 하루에도 백번 천번 먹었었죠. 그렇게 한 일년 지내고 나니 우리가족의 생활패턴때문인지 우리아파트에 먹을게 부족했는지 아니면 아파트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 방역이 철저했는지 바퀴벌레가 사라졌었습니다.
그후 거의 십년 가까이 행복하고 깔끔한 라이프를 영위했었는데...
그런데 어제 밤.. 죽는 줄 알았어요.
그 전에 있던 놈들은 거 뭐냐 독일바퀴라고 하나요. 어른바퀴벌레 크기가 완전 커도 1센티가 안 되는 크기였는데...
어제 마유동에서 놀고 있는데 창문 쪽에서 부르르르르르하는 소리가 나길래 창밖 주차장 멀리에서 누가 자동차 시동을 거나 눈만 들어 봤는데.끄아아아아아아~~~ 창문에 검지손가락 한 마디반 넘는 놈이 무려 날개를 부르르르르르르 떨면서 막 날것 같은 포즈를......
저 더듬이 다리 머리...날개 갈색 투둥한 거 몸뚱이!
바퀴가 분명한데풍뎅이도 매미도 아닌 게 딱 그만한 크기로.....
아 미쳐~
미친듯이 약을 쳤어요..그런데 이게 진짜 날아요 날아.. 아 미쳐...바퀴 나는 거 실물 처음 봤어.. 이게 후드득 날아서 장농 뒷벽틈새로 들어갔는데 안 보이는 거 있죠.
그래서 방안 가스실처럼 만들어놓고 문 꽉 닫고 한참 기다렸다가 다시 문을 열고 시체를 찾았는데 없어요. 불안불안..그런데 이거 진짜 호러무비스러워서 아 진짜 눈물나와..얘가 천장을 기어오르려고 했는지 또 (약간 약에 취한 듯하지만 전반적으로 멀쩡하게) 갑자기 후드득 날아서 내 책상위로..떨어져서 비실비실 부르르르르 거리는데 아 ~~~~~어 ~~아아아 ~
이번에는 정말 눈 앞에 떨어져서 바로 1미터앞에서 정조준해서 약쳤어요.
그래도 버둥대더라고요. 약 냄새때문에 내가 다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
그 튼튼한 여섯개의 다리가 버둥버둥.. 아놔 다리가 너무 튼실해서 다리털 한올한올까지 다 보여..
도저히 저걸 어떻게 버릴 자신이 없어서 신발장에 신발뒷굽 끼우는 도구 헤라를 가져다가 그 끝에 박스테이프를 붙여가지고 그놈을 집어냈어요..
그런데 이게 뒤집힌 상태에서 테이프에 붙으니까 다리 여섯개만 붙고 몸은 들썩들썩 하더라고요. 그래서 진저리치면서 헤라를 멀리 들고 거기다가 박스테이프를 좌악 또 둘러 감아버렸어요.
그리고 나서 헤라만 뽑아내니까 대왕바퀴만 테이프에 감긴 상태....
쓰레기통에 버리고 봉지까지 밖에 갖다 버리고 나니까 좀 진정되더라고요.
아 정말 어떻게 해.....
바퀴 하나 눈에 띄면 이미 그 집은 바퀴로 가득한 상태라는데.
고질라같은 그것들이 우리집안에 기어다닌다고 생각하니 잠이 다 안와요
요즘 이사해 오는 이웃들이 많더만 그 중 한 가족의 짐을 타고 우리아파트로 이사온 종족같은데...
미쳐....
이거 어떻게 박멸할 수 있어요 ? ? ? ? ?
너무 끔찍해서 사진은 못 찍었어요....
비용견적도 함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