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사건은 정확히 2주일전으로 돌아갑니다.
밤12시쯤 물을 마시려 냉장고로 갔다가 근처를 배회하는 바퀴벌레 한마리를 본것입니다. 순간 당황해서 손바닥으로 바퀴벌레를 내려 치려는 순간!
바퀴벌레가 이러더군요 "잠깐!!" 저는 깜짝 놀라서 그대로 멈췄습니다.
바퀴벌레가 말을 하다니!!
그순간 바퀴벌레가 그러더군요.
"살려주세요 ㅠ.ㅠ"
"안돼! 너는 해로운 병균을 옮기는 해충이잖아...절대로 살려줄 수 없어"
그러자 바퀴는 굵은 눈물을 주렁주렁 매달고 저에게 매달렸습니다.
"너무너무 배가 고파서 그랬어요 다음부터 안그럴께요"
저는 바퀴벌레의 눈물을 보는순간 마음이 약해졌습니다.
"좋아 매일밤 12시 싱크대 북서쪽 방향에 너를 위해 음식을 놓아두마 그대신 다른시각에는 절대로 내 눈에 띄어서는 안된다. 알겠지?"
"네 좋아요. 정말 너무너무 친절하시군요. 앞으로는 절대로 눈에 띄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황당했던 하루가 지나고 저는 바퀴벌레를 위해서 매일밤 음식을 놓아 두었답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난 어느날 대낮에 낮잠을 자고 있는데 글쎄 바퀴가 제 얼굴에 헤딩을 하는것이 아니겠어요?
"이런 변이 있나!!"
저는 분노했습니다. 분명히 음식을 제공하는대신 내 눈에 띄지 않기로 해놓고서는 시뻘건 대낮에 얼굴에 헤딩을 하는 만행을 저질르다니...
이건 분명히 저를 기만하는 짓이었습니다. 그래서 바퀴에게 호통을 쳤죠.
"야 이눔의 바퀴야! 너는 지난 일주일전에 한 약속을 벌써 잊었더란 말이냐?"
그러자 바퀴가 뻔뻔하게 이러더군요.
"무슨 약속? 나 너 첨 보는데?"
이상해서 바퀴얼굴을 째려봤더니 일주일전의 그 바퀴가 아니더군요.
좀더 갸름한 얼굴에 새침한 눈을 하고 있는게 분명.....암놈이었습니다.
"험험...일주일전에 나는 어느 바퀴와 계약을 했다. 밤 12시에 싱크대 북서쪽에 음식을 놓아두는대신 다시는 내눈에 안띄기로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내 앞에 나타난 것이냐?"
"어머 몰랐어요 그렇다면 저도 밤12시에 지정된 장소에서 음식을 먹는대신 댁 눈에 띄지 않도록 하겠어요. 계약성립?"
"오케바리"
그날부터 저는 2인분을 싱크대에 놓아 두어야 했답니다.
그러나 그일이 얼마나 큰 사단을 불러 일으킬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3일이 지난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시려 주방에 간 순간 그야말로 기절초풍을 했습니다.
싱크대위에 바퀴벌레 1개사단은 됨직한 놈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분노했습니다.
"이게 무슨짓들이야!!"
그러자 소란스럽던 주방에 일순 적막이 감돌았습니다.
그중에 유난히 통통하고 몸집이 큰 바퀴 한마리가 앞으로 나오더군요.
"나는 동바연 4F-28지역 대표인 왕바퀴라 하오. 그대가 우리 바퀴들을 위해서 매일밤 음식을 지원한다길레 이렇게 동네의 굶주리고 헐벗은 바퀴들을 모아왔소. 우리에게도 음식을 나눠주시오"
"대체 동바연이 무엇이길레 나에게 이러는 것이오?"
"동바연은 동네바퀴연합이오. 그나저나 음식을 줄거요 말꺼요?"
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한단 말인가...
난 그저 불쌍한 바퀴 한마리를 도왔을뿐인데...
그러나 내가 만물의 제왕 인간족의 한사람으로서 고작 바퀴벌레에게 휘둘려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퍼득 들더군요.
"안돼! 당장 내집에서 나가! 안그러면 모두 죽이겠다"
저는 구석에 놓여져있던 F-킬라를 들고는 위협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바퀴벌레 녀석들이 낄낄거리며 웃더군요.
"흥 우리를 아주 우습게 아는군 그까짓 킬라로 우리를 죽일수 있을듯 싶으냐? 잔말말로 우리들의 요구를 들어줘라"
"과연 그럴까?"
나는 바퀴벌레들을 향해 사정없이 킬라를 뿌려댔습니다.
바퀴벌레들은 야단스럽게 소리를 지르며 도망다니더군요.
그러나 킬라의 효능은 미약하여 겨우 3마리의 바퀴를 잡는데 그쳐야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망치던 왕바퀴가 이렇게 외치더군요.
"흥 전쟁은 시작됐다. 오늘밤 12시 동바연의 모든 정예를 이끌고 너를 공격하겠다 각오해라"
"흥 마음대로 해라 나도 만만치 않을걸?"
저는 큰소리는 쳤지만 내심 걱정이 아니될수 없었습니다.
바퀴벌레가 선포한 전쟁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어떻하죠? 지금 온갖바퀴벌레 퇴치약을 구비해놓긴 했으나 과연 적들을 막아낼수 있을지 무진장 걱정됩니다.
다음의 4가지 방법중의 하나를 알려주세요.
1. 이사간다.
2. 항복한다.
3. 세스코를 부른다.
4. 너는 미쳤다.
4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