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전에 한때 방역업에 종사한 적이 있는 사람입니다.
아르바이트로 3개월정도 였지요.
가만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한여름에 까칠한 방역회사 유니폼 입구 온 아파트 단지를 뛰어다니던 생각이납니다.
연막기들고 아파트 단지에 나타나면 좋아하던 동네꼬마들도 기억나네요..
내가 소독을 하건말건 샤워하던 미씨족 아줌마도 생각나고....^^;
조그만 막대기로 구석구석 바르던....(그 약이름이 마툴X 였던것같네요..기억이가물가물..)
암튼 기억에 남을만한 집이 있었는데요...
그날은 그 아파트단지 소독하기 하루 전날인데 관리사무소에서 연락이 왔더라구요.
먼저 꼬~~~옥 해줘야 할 집이 있다고하길래 저랑 저의 파트너였던 송씨(?)아저씨하고 출동했드랬죠.
도착해보니 그집앞에 모여있는 동네 부녀회 아주머니들...암튼 분위기 이상하더군요.
먼저 아저씨가 집앞으로 들어가고 저는 분무기에 약채우고 있는데 아저씨가 오시더니 갑자기 야외에서나 사용하는 연막기를 가지고 오라고 하시는거예요. 왜그러시나 했지만 어쨌든 사수니까 준비해서 집안으로 들어갔죠...
현관에 들어선 순간 저는 제 눈을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현관부터 마루, 그리고 안방까지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쌓여있는 신문지, 잡지, 그리고 쓰레기들...
들춰보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그 밑에서 신나게 놀고있을 바퀴벌레를 비롯한 수많은 해충들이 보이는것 같았습니다.
암튼 그제서야 아저씨 의도를 알았고 그때부터 바퀴사냥이 시작됐죠..
한참 연막기엔진이 돌아갔는데 바깥에서 한 아주머니가 급히 부르는거예요.
밖으로 나가보니 정말 장관이더군요.
아파트 벽면을 타고 시커먼 바퀴들이 2층으로 도피를 시작한겁니다.
물론 전부터 그집때문에 바퀴들의 피해를 받고있었겠지만 만약 그 많은 바퀴들이 다 윗집으로 도망간다면 그집은 완전히 폭파당하고 말것같더군요.
그래서 연막기는 송씨아저씨한데 넘기고 전 차에달려가 분무기를 가지고 돌아와 아파트 벽면에 뿌려대기 시작했지요...
암튼 그날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돋는답니다.
나중에 소독 끝나고 아줌마들이 그집 안주인에 대해 알려주더군요.
남편이 의처증이 심해서 아내를 구타하고 생활비도 안주고 집안에 가둬두기만해서 아내가 정신이 오락가락하게 되서 그렇다고...
직접 그 안주인 봤는데 정말 정신이 없어보이긴 하더군요.,
암튼 가끔 친구들이랑 술먹다가 알바얘기할때마다 생각나는 에피소드입니다.
요새도 이런 집이 많이 있나요?
그리고 그때 송씨아저씨의 연막기 선택는 올바른 선택이었는지 궁금하네요.
지금에서야 생각인데 그집주인은 소독하는거 반대했는데 부녀회아점마들이 강제로 시킨거거든요..그래도 괘안은건지...
암튼 좋은일 하시는 세스코맨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세스코님들은 다 복받으실 거예요. 화이팅!!!